"정말 복덩이가 왔어요. 1876년 부산항 개항 후 150주년을 맞는 해에 '부캉이(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나타난 대형상어)'가 찾아와 부산의 상징인 북항 홍보를 혼자 다 했으니까요. (웃음)"
전재수 부산시장이 오는 10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는 "정말 숨 가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했다. 취임식 대신 민생 현장을 찾았고, 첫 결재로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꺼냈다. 동시에 부산의 미래 성장축으로 '해양수도'를 다시 세우고 산업과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도 속도를 냈다.
국회의원 때보다 10배 바빴다는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을 떠올리며, 지금은 장관 때보다 10배 더 바쁘다고 했다. 부산시장 자리가 국회의원 자리보다 100배 힘써야 한다는 계산이 명확한 셈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 100일 앞두고 부산 미래 청사진을 말하고 있다.
전 시장이 그리고 있는 부산의 미래는 비교적 선명하다. 해운·항만에 AI와 데이터, 금융·법률, 친환경 기술을 결합하고, 가덕도신공항과 부산항을 하나의 물류축으로 묶는다. 센텀에서 기술과 기업을 키우고 서부산에서 생산과 물류를 연결한다. 북항에는 행정·산업·문화 기능을 모은다. 결국 기업과 자본, 인재가 부산에 모이고 그 결과가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 시장은 지난 100일 가장 잘한 일로 민생을 꼽았다. 취임 첫날 결재한 '민생 100일 비상조치'를 통해 소상공인 경영 안정과 생활 부담 완화, 지역 소비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소상공인 1%대 저리대출과 고금리 대환대출, 에너지 바우처, 동백전 캐시백 확대, 공공배달앱 할인쿠폰 등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는 이런 사업의 숫자만으로 민생의 성과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민들이 실제로 생활비 부담을 덜고, 소상공인이 조금 더 버틸 힘을 얻고, 골목상권에 다시 손님이 찾아오는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진짜 성과입니다."
아쉬운 .으로는 현장을 더 자주 찾지 못한 것을 꼽았다. 206개 읍·면·동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 소통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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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들은 목소리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지까지 챙기겠다는 취지다.
전임 시장의 정책도 이름만 보고 지우지는 않겠다고 했다. 가덕도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의 성장 기반을 넓히는 사업은 차질 없이 이어가고, 15분도시 역시 생활권공간계획으로 이름을 바꿔 추진한다. 체육국도 그대로 유지했다.
박형준 전 시장이 추진하던 정책의 존폐 기준은 시민에게 돌아가는 결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사업 효과와 시민 편익, 재정 부담을 함께 따져 잘된 것은 계승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산업에서는 분명한 변화를 예고했다. 조선·자동차·기계부품 등 부산의 기존 주력산업에 AI와 첨단기술을 입히고 전력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양자기술, 바이오헬스 등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 제조현장에 AI와 로봇을 투입하는 산업 전환도 본격화한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AI산업혁신국'을 신설한 것도 이런 방향을 분명히 한 조치다.
전 시장은 "기업 유치 역시 단순히 기업의 주소를 부산으로 옮기는 데 머물지 않겠다"고 힘줬다. 사업장 확대와 설비투자,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기업에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지식서비스산업의 입주·시설장비 보조금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산업공간의 역할도 나눴다. 센텀2지구는 AI·ICT·연구개발·창업이 모이는 첨단산업 거。으로, 서부산은 가덕도신공항과 부산신항을 기반으로 제조·물류·첨단산업이 성장하는 공간으로 육성한다.
센텀에서 기술을 만들고 서부산에서 실증과 생산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동부산의 첨단산업과 서부산의 제조·물류, 부산항과 가덕도신공항의 글로벌 연결망을 하나의 산업축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 '해양수도'가 있다. 전 시장이 말하는 해양수도는 과거의 항만도시와 다르다. 해양수산부와 주요 공공기관이 모이는 행정 기능에 해사국제상사법원의 사법 기능, HMM 등 해운기업, 금융·보험·법률 서비스를 한데 연결해 해양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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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 100일 앞두고 부산시정의 방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능을 하나씩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 정책·기업·자본의 핵심 기능이 부산에 뿌리내리고 다시 투자와 인재, 연관기업이 모여드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북극항로는 그 변화를 가속할 기회로 보고 있다. 선박관리와 친환경 연료, 수리·개조·정비(MRO), 금융·보험·법률 등 해운산업의 전 주기를 부산에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부산항도 단순한 하역기지가 아니라 AI와 로봇이 움직이는 첨단산업 공간으로 바꾼다. 신항에서 AI 기반 통합관제와 항만 특화 자율주행, 자율이동로봇 등을 실증하고 장기적으로 피지컬 AI 기반의 완전 자율항만을 추진한다.
가덕도신공항은 공항 하나를 짓는 사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산항과 철도·도로, 배후도시를 연결해 하나의 경제권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공항 접근철도와 연결선이 구축되면 부전역에서 신공항까지 환승 없이 26분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눌차만 일원에는 469만㎡ 규모의 공항복합도시도 추진한다는 꿈이다.
북항은 산업과 도시를 연결하는 공간이다. 오페라하우스와 해양문화·관광 기능을 갖춘 1단계에 이어 2단계에는 해양행정·산업·금융·사법 기능을 집적한다. 부산역과 원도심으로 사람과 소비가 이어지도록 교통과 문화·MICE 기능도 강화한다.
랜드마크 부지에는 5만석 규모의 개폐식 복합 돔 아레나 건립도 구상하고 있다. 공연과 스포츠, 전시를 아우르는 대형 집객시설을 통해 북항의 활력을 원도심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지역구 의원의 '사직돔구장' 제안에 그는 선을 긋지 않으면서도 KTX, 국제여객선 터미널, 해양 전망 등을 감안해 미래 그림을 북항에서 그리는 것이 맞다고 그는 힘줬다.
원도심과 골목상권의 빈 .포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했다. '1만원 임대료 빈 .포 다시채움 프로젝트'로 창업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부산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을 로컬 콘텐츠와 연결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상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전 시장은 "청년에게는 결국 부산에 남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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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주거와 생활환경을 함께 바꾸겠다는 것이다. 해양산업과 제조업의 AI 전환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첫경력 보장제', '부산청년 미래인재학교', '자기탐색 보장제', 근속장려금 등을 통해 청년의 취업과 정착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역세권과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는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지역 대학 역시 산업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인다. 기존 RISE 체계를 '부산형 앵커' 체계로 재정립하고 조선·해운, 혁신제조, 미래모빌리티 등 지역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 대학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기업은 다시 대학과 인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재정은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삼는다. 지방세입은 한계가 있고 복지와 대중교통 등 고정 지출은 늘어나는 만큼 모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기존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국비 확보에 집중하면서 대규모 SOC에는 지방채를, 장기 프로젝트에는 민간투자를 활용해 재정부담을 분산하겠다는 뜻이다.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는 시장이 직접 뛰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부산에 필요한 일에는 힘을 모으고 정부 부처와 국회 상임위·예결위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국회의원과 장관으로 일하며 쌓은 경험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전 시장은 임기 중 시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로 다시 '민생'을 꼽았다. 이어 해양수도와 기업 유치의 성과가 "우리 아이가 부산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었다"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시민들께서는 중앙정부나 국회의원과 얼마나 자주 만났는지보다 그래서 부산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보실 겁니다."
취임 100일은 부산의 미래 청사진을 다시 꺼내 보인 시간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이다. 전 시장이 민선 9기의 목표를 압축해 표현한 말도 결국 같은 곳을 향한다.
"부산에서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시민들께 드리겠습니다."
산업과 일자리를 바꾸고 도시의 공간을 다시 연결해 그 말을 현실로 만드는 것. 그의 남은 시간은 그 약속을 증명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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