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량이 늘면 하천도 불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과 하천의 유량이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토목환경공학과 리리 교수 연구팀은 북미와 남미, 유럽, 호주 등에 있는 하천 1만179개에서 측정된 1951~2020년 강수량과 하천 유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4분의 1 이상의 하천에서 강수량과 하천 유량 변화가 반대로 나타났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지。의 16.4%에서는 강수량이 감소했지만 하천 유량이 늘어났고, 반대로 강수량이 늘었음에도 유량이 감소한 하천도 11%에 달했다. 조사대상 하천 가운데 27.4%에서 강수량과 유량 변화가 엇갈려 나타났다.
비가 많이 오면 강물이 불어나듯, 강수량과 하천 유량은 대체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하천 유량의 변화가 단순히 강수량을 따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셈이다.
연구팀은 연간 강수량 자체보다 비가 내리는 '방식'이 강수량과 하천 유량 사이의 차이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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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팀이 기후와 토지 상태, 수문·지형·지질 등 여러 요인을 인공지능(AI) 분석기법을 활용해 비교한 결과, 강수량과 유량 변화가 크게 엇갈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강수가 거의 없는 날이나 강수가 집중되는 날의 빈도였다.
하루 강수량이 1㎜ 미만인 저강수일이나 하루 강수량이 100㎜ 이상인 고강수일이 빈번한 유역일수록 강수량과 하천 유량의 변화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같은 양의 비가 내리더라도 오랜기간에 걸쳐 고르게 내리는 경우와 긴 건조기간을 거친 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경우 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의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가 오랜기간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내리면 물이 토양에 스며들어 지하수를 채우고, 이후 천천히 하천으로 흘러들면서 하천 유량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비가 오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 토양이 말라붙는다. 마른 토양은 비가 와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지표면을 따라 빗물이 흘러가면서 홍수처럼 단시간에 빠져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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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가 내리는 순간에는 물이 불어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비가 그친 뒤에는 하천 유량이 전과 비슷한 상태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이유다.
강수량 가운데 실제 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의 비율인 '유출률'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장기간 건조한 지역에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져도 식생과 토양으로 물 대부분이 흡수되고, 하천으로 흘러가는 양은 적어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동안 하천 유량은 강수량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강수 패턴이 빈번해지면서 연간 강수량을 기반으로 하천의 물이 얼마나 될 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리리 교수는 "강수량은 미래 수자원 가용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여왔지만, 기후변화 때문에 강수량과 하천 유량의 비례 공식이 깨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강수량 변화만으로 하천 유량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수자원 관리에 더욱 세밀한 관측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8월 25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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